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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스토리 [KGC정관장 스토리]/인삼 스토리

은밀하고 위대한 인삼 이야기 -인삼이 불러온 두 외교사절의 비극

삼토리 2017.09.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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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고 위대한 인삼 이야기 -인삼이 불러온 두 외교사절의 비극


1764년 4월 7일, 봄날 새벽. 오사카 니시혼간지의 적막을 깨우는 외마디 비명이 울리고 한 사람이 피를 흘리며 사망합니다. 바로 도훈도 최천종 살해 사건이었죠. 11차 조선통신사 일행이 귀국을 앞두고 머물고 있던 이 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은 조일 간에 외교적 물의를 일으킨 큰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조선통신사를 수행한 무관 한 명이 살해된 전대미문의 외교적 사건이었는데요. 역지통신의 사행 이전 외교 사절로서는 의례를 제대로 갖춘 마지막 통신사절인 계미사행은 1763년 8월에 떠나 1764년 7월에 돌아왔습니다. 왕복을 포함해서 1년에 가까운 유례없는 긴 사행이었죠. 이는 최천종 살해 사건으로 범인을 잡아 심리하고 처형하는 것까지 보고 돌아오느라 1달여가 더 걸렸던 것입니다. 



 

통신사 조엄 일행이 에도에서 의전 절차를 마치고 돌아올 무렵인 4월 7일, 통신사 사행을 수행한 군졸을 지휘한 무관인 도훈도 최천종이 숙소에서 피살되었습니다. 급히 사람을 풀어 범인으로 쓰시마 출신 역관 스즈키 덴조를 잡아들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스즈키 덴조가 스스로 살해 사실을 밝히는 자백서를 쓰고 달아났다는 것인데요.



 

외교사절 일행을 살해한 동기치고는 너무 허술해서 믿기지 않습니다. 더욱이 최천종이 죽기 전 “범인은 왜인이었다”며 “나는 어떤 왜인과도 다투거나 원한 맺을 꼬투리가 없으니 나를 찔러 죽이려 한 까닭을 모르겠소. 너무 원통하오”라고 말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정사 조엄의 기록에 따르면 두 사람이 다투는 것을 본 사람이 없고 최천종도 목숨을 거두며 ‘원한 살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 한 것으로 보아 살인 사건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당시 사행 사절에게는 경비를 조달할 수 있도록 조정의 허락 하에 인삼무역권을 주었습니다. 이는 팔포무역처럼 사행 경비에 이용하라는 조치였죠. 그래서 통신사는 일본에 갈 때 인삼, 비단, 모시, 호랑이, 담비, 종이, 붓 등 다양한 물품을 가져갔습니다. 이중 최고 인기 품목은 바로 인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일본 사행은 한몫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죠. 이 과정에서 쓰시마 역관들이 사행을 수행하면서 대신 인삼을 팔아주고 대금을 분배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당시 정황으로 볼 때 스즈키 덴조의 살해 사건은 최천종과 판매 대금을 둘러싼 다툼 때문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본의 가부키에서도 이 사건을 그렇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스즈키 덴조는 최천종을 살해하면서 인삼 밀무역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거울을 잃어버린 최천종이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여 살해했다고 둘러댄 것으로 본 것입니다.


 ▲이미지출처_네이버


국내에서 작가 문호성이 이 사건을 소재로 <덴조의 칼>이란 제목의 소설책을 낸 바 있는데요. 이 소설에서는 최천종 살해 사건이 인삼이 아닌 금 제조술과 관련된 작은 돌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문학적 상상력을 더했습니다. 

 



인삼을 둘러싸고 벌어진 외교 사절에 대한 살인 사건을 통해 볼 때 인삼을 둘러싼 이익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주는데요. 사람을 살리는 인삼이 탐욕의 대상이 되어 사람을 죽인 셈이죠. 신의 선물에 탐욕은 금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 본 포스팅은 도서 '은밀하고 위대한 인삼 이야기(옥순종 저)'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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