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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발견하면 늦는다. 두 달을 허비한 췌장암 발견

삼토리 2017.10.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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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발견하면 늦는다. 두 달을 허비한 췌장암 발견





췌장암 진단을 받기 전에 내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 것은 2015년 9월이었습니다. 속이 불편하고 소화가 안 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특히 체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 얘기를 했더니 와이프가 내시경으로 유명한 병원으로 데려갔고, 나는 거기서 위내시경을 찍고 의사를 마주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이 심하군요.” 의사의 진단은 평소 건강진단 받을 때마다 많이 듣던 말이었고 “얼마나 치료하면 되죠?”라고 물었더니 1~2달 정도 필요하단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안심을 하고 그렇게 두 달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죠.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고 다른 동네 병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별로 없었습니다. 의사들은 별다른 설명이 없었고, 며칠 분 약 처방을 해주면서 먹어보라고 했을 뿐입니다. 



결국 개인 병원 3곳을 돌았지만 나에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두 달 동안 병세만 더욱 악화됐어요. 아무리 췌장암 진단이 어렵다고 해도 최소한 의사 한 명으로부터는 췌장의 이상이 의심된다는 말이 나와야 정상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췌장암이 의심되면 피검사와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하면 됩니다. 췌장암 표지자인 CA19-9 검사와 복부 CT 검사죠. 물론 확진을 위해서는 MRI. PET-CT를 찍고 조직검사까지 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CA19-9와 CT 검사로 알 수 있습니다. 동네 개인 병원이라도 췌장암이 의심되면 그리 어렵지 않게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췌장암을 발견해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췌장암은 4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빨리 발견한 경우가 3기 정도고요. 마침 12월 한 달 동안 회사를 쉬는 안식월이 예정돼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밀 검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삼성병원에 서둘러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1주일도 안돼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사진으로 나타난 종양의 크기는 3cm였고, CA19-9 수치는 120대. 기준치인 37을 훨씬 넘어선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10일 뒤 아산병원으로 옮겨 시행한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피검사 결과 종양 크기는 4cm, CA19-9 수치는 250대로 급등한 상태였습니다. 불과 열흘 사이에 병세가 크게 악화된거죠. 의사는 나의 췌장암 병기가 3기 초 정도라고 했습니다. 




자꾸 부질없는 후회를 하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암세포라는 게 몇 년에 걸쳐 조금씩 덩치를 키워 가다가 우리 몸이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막판에 급격하게 커진다는 게 의사들의 설명입니다. 





좋은 의사를 찾아가는 일도 환자의 몫입니다. 특히 중병일수록 누구에게 진료받느냐가 중요합니다. 또한 의사는 암 환자라고 해서 더 특별하게 대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때 내가 다녔던 아산병원 종양내과는 1인당 평균 진료시간이 3~4분에 불과했습니다. 의사와 제대로 대화를 나눌 시간조차 없었죠. 한국의 상황에서 환자들이 어쩔 수 없이 부닥쳐야 하는 현실입니다. 



글_ 정남기<한겨레신문> 부국장 


필자 소개

정남기 부국장은 1990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2008년까지 사회부, 문화부, 경제부를 두루 거쳤다. 그는 각 분야에 걸쳐 깊이 있고, 공정하며, 균형잡힌 기사를 작성해온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또한 경제 담당 논설위원과 경제부장을 역임하면서 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한겨레신문>의 자매지인 경제월간지 <이코노미 인사이트> 편집장을 맡았고, 2016년 이후 지금까지 <한겨레신문> 편집국 부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본 포스팅 내용의 일부는 KGC인삼공사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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